미래의 노동
미래의 노동에 대한 무거운 주제일 수도 있는 이야기를 현장의 스토리로 이해하기 쉽고 공감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책!!
원제의 표지와 우리나라 번역본의 표지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http://www.amazon.com/The-Year-Without-Pants-WordPress-com/dp/111866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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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용은 책의 마지막 장인 미래의 노동에 대한 이야기다.
책의 내용을 압축하면서 저자의 생각을 좀 더 깊이있게 정리한 내용인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미래의 노동
이 책을 끝내면서 내가 해 줄 수 있는 조언은 오토매틱이 한 대로 그냥 따라 하라는 것이 아니다. 기업이든 개인이든 저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므로 그런 어리석은 조언을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말은 분명히 할 수 있다. 오토매틱 사람들은 일반 직장에서는 두려워 엄두도 내지 못하는 전통적 근로 문화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거기에 나름대로 해법을 제시했다.
노동에 관해 여러 가지 관념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위험한 생각은 노동에서 재미와 의미를 찾으려 들지 말라는 것이다. 현대인들은 우리가 일하면서 돈을 받는 것은 그만큼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일을 해서 받는 보상이라고 여긴다. 연봉이 높은 사람 중에 심리적으로 혼란을 느끼는 이들이 적지 않다. 마음 깊은 곳에서는 자기가 하는 일이 자신을 위해서나 남을 위해서나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돈은 지위를 부여하지만, 지위가 삶의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는다. 사람들은 자신의 영혼을 가혹하게 홀대한 만큼 많은 돈을 번다. 물론 영혼이 죽은 사람도 있지만, 그 주제는 이 책에서 다룰 수 있는 범위가 아니다. 의미 없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서 돈을 많이 버는 사람들 가운데 부자가 되면 그들이 바라는 재미와 의미를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싶은 이들이 많다. 하지만 영혼이 살아있는 한 돈만 가지고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는 없다.
이 책 앞부분에서 나는 데이터를 맹신하는 위험성을 설명했다. 인생에서 귀중한 가치일수록 수치로 계량하기가 어렵다. 우리에게는 부를 평가하는 보편적인 평가 기준으로 돈이라는 것이 있지만, 의미를 평가하는 보편적인 기준은 존재하지 않는다. 의미는 주관적인 것이다. 인생에는 한 가지 의미가 아니라 여러 가지 의미가 있고, 그 의미는 각각 다르다. 인생을 살면서 합리성만을 따지는 이들에게는 “의미”, “열정” 같은 말들이 무시무시하게 다가갈지 모른다. 소득을 평가하는 기준은 확실한 데 반해 의미를 평가하는 보편적인 기준은 없으므로 우리는 데이터의 덫에 빠진다. 주류사회에 대한 선망, 그리고 우리 삶을 간섭하는 부모들의 영향으로 우리는 숫자로 환산되는 가치를 좇아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으며 살아왔다. 하지만 우리들의 부모는 직장생활이나 사생활이 건강하고 의미있으려면 무엇이 중요한지 잘 알지 못한다. 물론 부와 의미를 모두 제공하는 직장을 찾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훨씬 더 어려운 일이다. 역사를 돌이켜볼 때 노동에서 사람들이 의미를 찾은 경우는 거의 없다고 믿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노동의 역사는 기본적으로 생존의 문제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인간은 살아남기 위해 사냥을 하고 채집을 했다. 그 시절에는 노동과 노동 이외의 삶을 이분법적으로 나누는 일은 거의 없었다. 일과 생활의 구분이 없어서 삶이 비참했다기보다는 오히려 의미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아무리 고된 활동이라도 모든 활동은 개인에게 의미가 있었다. 물고기를 잡든, 보금자리를 짓든, 자기 손으로 하는 육체노동은 고소득 직업에서는 결코 느끼지 못할 만족감을 인간에게 주었다. 나는 개인적으로 몸 쓰는 일에는 재주가 없다. 그래도 내게 중요한 노동과 그렇지 않은 노동을 구분할 줄은 알기 때문에 직장생활을 할 때도 그 차이점을 고려해 결정을 내렸다. 금전적으로 손해를 입더라도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를 얻음으로써 보상을 받았다.
리처드 던킨은 <피, 땀, 눈물>에서 1903년에 처음 세상에 알려진 호주 원주민 요론트 족에 대해 쓰고 있다. 이들 부족은 이전까지 현대인들과 접촉이 전혀 없었는데, 노동과 놀이를 전혀 구분하지 안는 오랜 전통을 지니고 있었다.
– 오론트 족이 쓰는 말에는 “워크 work”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여러 가지 잡다한 일과 허드렛일을 지칭한다. 하지만 이 허드렛일 – 즉 ‘워크’ – 에는 사냥이 포함되지 않는다. 수렵채집 사회에서 생존에 가장 중요한 활동인 사냥은 노동으로 여기지 않은 것이다. 이 원시 부족에게 노동은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어떤 일로 보인다. 이 개념 – 하고 싶지 않은 일이 노동이다 – 은 우리 현대인에게도 매우 익숙한 노동의 개념 중 하나다.
생존에 필요한 사냥을 하기 싫은 노동으로 간주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오토매틱 같은 회사는 밥벌이를 사냥의 지위로 되돌려 놓은 셈이었다. 노동자들이 노동에서 의미를 찾고 노동 자체에서 자유와 긍지를 느끼게 하자는 생각은 새롭지도 않고 혁신적인 발상도 아니다. 노동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은 노동의 기원에서 연유한다. 우리가 본래의 길에서 잠시 벗어났던 것뿐이다. 지난 2세기 동안 노동은 극히 추상적인 형태로 변했으며, 그 과정에서 진보한 측면도 있다. 위험천만하고 허리가 끊어질 듯 고된 노동에 노출된 사람들의 수가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노동이 주던 심리적 혜택도 상실했다. 매튜 크로퍼드는 이른바 블루칼라 노동의 가치를 회복하자는 주제를 다룬 <모터사이클 필로서피>라는 책에서 현대인들이 직장생활의 공허함을 얼마나 자주 조롱하고 있는지를 상기시킨다. “직장생활을 다룬 딜버트와 오피스 시리즈 등의 코미디 방송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사실은 수많은 미국인이 화이트칼라 노동을 어둡고 부조리하게 바라보고 있다는 증거다.” 노동을 이런 식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고작 지난 백 년의 일이다. 그보다 앞선 문명사회에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손재주와 기술을 사용했고 자기 일에 자부심을 느꼈다. 오토매틱 같은 진보적 회사들은 첨단기술이 우리가 잃어버린 노동의 의미를 일부 회복할 수 있다고 본다. 일례로, 고객 불만 사항에 답변을 다는 일처럼 업무의 질보다는 양이 중시되는 행복팀 업무를 생각해 보자. 이 경우에도 업무 성과에 문제가 없는 한, 언제 어디서 일할 것인지를 직원 스스로 선택하도록 허용한다면 직원들은 일에서 새로운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내 책의 초고를 보고 어떤 이는 소셜팀이 업무를 놀이처럼 대하는 이야기를 너무 많이 다룬 거 아니냐고 비평했다. 여기서도 노동을 놀이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관념이 드러난다. 유명 프로젝트를 다룬 책도 그렇고 여러 경영 서적을 보면 노동자들이 농담을 주고받거나 함께 여흥을 즐기며 관계를 돈독히 쌓는 얘기를 언급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 마치 노동자는 사람이 아니라 일만 하는 기계라도 되는 줄로 생각하는 듯하다. 일과 생활을 이분법으로 나누는 세상의 경계선을 오토매틱은 허물고 있었으며, 이 경계선 너머에서 일어난 일들을 거론하지 않고서는 우리 팀에 대한 이야기를 솔직하게 써내려갈 수 없었다. 유머는 우리 팀의 가장 큰 장점이었다. 그러니 웃음을 주는 광대를 사업장에 배치하면 효과를 본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양질의 노동에서 중요한 요소인 즐거움을 부정하는 것은 애당초 잘못이라는 말을 하려는 것이다. 유머와 재미난 이야기와 노래는 인간이 수천 년에 걸쳐 개발해 온 놀이로, 인간이 생존을 위해서 하는 중요한 노동, 즉 불을 지펴놓고 몸의 온기를 유지하고 음식을 만들 때마다 사람들과 함께 나누던 즐거움이다. 노동과 놀이가 서로 배타적인 관계에 놓인다는 것은 최근에 생겨난 충격적인 개념이다. 우리는 놀이를 통해 자기 자신은 물로 타인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되고, 이러한 이해는 함께 일하는 데에도 매우 유익히다. 이 사실을 믿지 않는 이들도 많지만, 나는 믿는다.
오토매틱은 누구나 자유롭게 자기 의견을 발행한다는 출판 민주화 비전과 이를 실천하는 방법론으로 오픈소스를 채택한 덕분에 직원들이 자신이 하는 일에서 쉽게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이처럼 회사가 구조적으로 의미 있는 사업을 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리더가 장기적 관점에서 어떤 결정을 내리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오토매틱이 특히 탁월한 부분은 장기적 관점에서 조직을 운영하는 태도와 전략이다. 오토매틱이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특혜와 보상, 그리고 다양한 실험은 모두 향후 몇 년, 길게는 수십 년을 바라보고 회사의 미래를 탄탄하게 구축하기 위한 방안이다. 남들이 알아보지 못하는 가치를 추구하는 것도 장기적 안목을 키우는 하나의 방법이다. 유능한 리더라면 그런 가치를 찾고 발굴할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장기적 목표에 헌신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희생이 따른다. 관건은 당신의 선택이다. 당신은 그런 희생을 얼마나 감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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